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이 던진 긴급한 근본적 과제
교직 사회와 학부모 불안, 어디서 시작되나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하교 중이던 1학년 김하늘 양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범인은 다름 아닌 26년 경력을 지닌 40대 여교사로, 교육감 표창을 포함해 9차례의 수상 경력을 갖고 있었고 그동안 징계나 민원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한다. 교육 현장과 학부모 사이에서 ‘어떻게 이런 비극이 발생했나’라는 의문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학교에서, 모범적으로 보이던 교사가 극단적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사회 전체에 심각한 불신과 충격을 던지고 있다.
문제의 교사는 작년부터 잦은 병가·조퇴를 냈고, 결국 질병휴직까지 신청했다가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복직했다. 복직 시 의료진단서에는 ‘정상 근무가 가능하다’는 소견이 있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정신건강 상태를 면밀히 평가하는 과정이 충분했는지는 의문이다. 사건 직전, 학교 방문을 나왔던 교육지원청 장학사들이 “당분간 출근하지 말라”고 권고했던 정황도 드러났지만, 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
이 범행의 파장으로, 학부모들은 자녀 안전 대책을 다시금 점검 중이다. 실제로 김하늘 양 가족이 사용했다고 알려진 위치추적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앱 스토어 다운로드 순위가 단번에 상위권으로 치솟았다. 주변 소리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는 기능도 탑재된 일부 앱에 대해서는 “도청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하지만, 불안에 사로잡힌 부모들은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최근 경남 김해의 또 다른 초등학교에서는 한 교사가 학생을 폭행하고, 이를 촬영하려던 학생의 휴대전화를 빼앗으려다 실랑이까지 벌인 일이 보도됐다. 연이은 사건에 “이제 학교에서 교사를 믿고 맡길 수 있겠느냐”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한편, 대부분의 교사들은 “교직 전체를 잠재적 가해자로 보는 프레임은 곤란하다”며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교육계에서도 이러한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한 근본적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하늘이법”이라 불리는 교원 임용 전후 정신질환 검사 의무화가 그 예다. 교원들이 불이익 없이 전문 치료나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힘을 얻는 중이다. 다만, 교권 침해를 우려하는 시각 역시 만만치 않아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결국 아이들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선 △교원 정신건강 관리 강화 △복직·휴직 절차 재점검 △학교와 교육청 간 유기적 협조 체계 확립 등이 시급하다. 그리고 학부모의 불안이 극심해진 현 상황을 단순히 “특수한 사건”으로 치부하기보다는, 제도 전반에 걸친 점검을 통해 재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야 할 것이다.
안전해야 할 공간에서 벌어진 이번 초등생 피살 사건은 교육계가 마주한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믿을 수 없었던 가해 교사의 과거 경력과 표창 이력은 ‘외형적 지표만으론 사람을 평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제는 교직 사회가 더 이상 과거의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교사와 학생 모두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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